태그 : 공부방법

영어...영어...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몇가지 주의 사항:
i) 이건 '영어'라는 언어를 잘 사용하기 위한 거지 '영어 시험'을 잘보기 위한 얘기가 아닙니다.
(영어를 잘하면 당연히 시험도 잘보는 거지만, 토익 만점에 영어는 말도 못하게 못하시는 분들 많이 보셨죠?)
ii) 이건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최소한 1년, 적어도 3년은 해야 피부로 느껴지실 거에요.
iii) 이걸 하려면 '어느 정도'의 베이스가 필요합니다. 고등학교 영어 수준도 안되어있다면 좀 힘들거에요.

일단 대전제는 이겁니다:

영어를 공부하지 말고 사용하라!!!

조금 풀어서 말하자면, 영어가 몇시부터 몇시까지 정해서 그 시간만 공부하는 과목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정보를 취득하는 통로'로서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죠. 거기에 생각해봅시다. 누구에게든지 '공부'는 괴로운 것입니다. 아무리 철의 의지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결국엔 공부하는 시간은 적어지는 경향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자연스러우 생활의 일부, 거기에 취미 생활의 일부라면 그 시간이 늘어가면 늘었지 특별히 줄어들 일은 없겠죠? 말하자면 공부가 아니게 됨으로서 오히려 공부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자면...

1.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컨텐츠를 찾아라.

실은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영어로 된' 컨텐츠를 찾는 겁니다. 뭐가 되어도 좋습니다. 미드일 수도 있고, 덕후스러운 B급 영화일 수도 있고, 존 그리셤일 수도 있고, 시드니 셸던일 수도 있고, 할리 퀸일 수도 있고, 영국해군통사(응!?)일 수도 있습니다. 내 취향에 맞는 컨텐츠를 찾아서 그것을 영어로 계속 섭취한다면 영어가 늘고 싶지 않아도 늘 수 밖에 없어요. 거기에 그 분야에서 점점 매니악해지면서 어려운 말로 씨부렁대는 물건에 심취하게 된다면 고급 영어(...)도 충분히 터득할 수 있겠습니다. 근데 게임은 여기 해당 안되는 것 같긴 합니다;;

ex) 꺄악 할리 퀸! -> 훔훔 시드니 쉘던 -> 웃흥 제인 오스틴
ex) 개나소나 프리즌 브레이크 -> 하박사님 하악하악
ex) 범선시대의 유명 해전 20선 -> 영국해군 통사 -> 17세기말 영국해군사 (.....)

2. 자기에게 맞는 수준의 컨텐츠를 찾아라.

하지만 무리를 해서는 안됩니다. 시작점을 너무 욕심을 내서 잡으면 제일 중요한 흥미와 의욕이 제대로 꺾이고 힘써서 구한 컨텐츠들이 풀지 않은 토익 텝스 문제집 옆에서 같이 먼지를 모으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일단은 자신의 수준을 냉정하게 보고 자신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의 것을 보세요. 좀 굴욕적이더라도 어린이 문고라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잘 골라보면 의외로 재밌어요(...) 영화의 노벨라이즈 같은 경우에는 대상 연령도 꽤 낮아서 그렇게 보기 힘들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3. 마음에 드는 컨텐츠가 생기면 반복, 또 반복해서 보라.

어학 학습의 기본은 반복 및 암기라고 하죠? 맞습니다. 하지만 괴롭잖아요? 그래도 덜 괴롭게 하는 방법이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느 쪽인가 하면 촘 즐거웠음) 여러분들 마음 속의 명작 한두가지는 있으시죠?

(거기 그 여자분! 타이타닉 DVD에 스크래치가 너무 나서 한번 더 사서 본거 다 알아요! 거기 그 남자분! 대부의 돈 꼴레오네 흉내 낸다고 없는 카리스마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걸 대사를 거의 외울 때까지 보고 또 보는 겁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나온 모든 단어, 표현이 이미 여러분의 것이 되어 있습니다. 소설도 마찬가지죠. 저는 반지의 제왕을 몇 번 읽었던가; (중간에 프로도랑 샘이 삽질하는 부분은 넘겼지만 말입니다)

4. 자막 근처에도 가지 말아라.

하지만 여러분 곁에는 언제나 적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자막. 자막...이건 진짜 아닙니다. 자막 키고 영화 본다고 영어가 늘면 한국 사람 중에 영화 안되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자막을 키는 순간에 이미 이건 '영어적 경험'이 아니에요. 중간 중간에 잘 못알아듣는 부분이 생기면 자막을 키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대인배가 되세요. 조금 못알아 들어도 화면보고 눈치통밥 돌리면 무슨 상황인지 다 알 수 있어요. 거기에 불법 다운로드의 친구 smi 자막들 중에는 보다보면 얼굴이 화끈해질 정도의 자막들도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못 알게될 가능성도 높아요. (정품 DVD 자막도 난감한 것들이 많습니다만)

영한 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근처에도 가지 마세요. 

5. 사전 근처에도 가지 말아라.

이건 좀 이상하죠? 어디가나 사전이 중요하다고 외치잖아요. 학교 영어 선생님도 영어 사전이 너덜너덜하면 영어 공부 열심히 한 증거라고 칭찬해주고, 전자 사전을 산다면 부모님도 보통 OK고. 하지만 물어볼께요 학교 영어 선생님은 영어 잘하시나요? 부모님은 영어 잘하시나요?

제 경험으로는 편집증적으로 모르는 모든 단어를 찾아보는 일은 독서와 기타 감상의 리듬을 망쳐버리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소설을 읽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한창 내용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르고 있어서 열심히 읽고 있는 데 갑자기 모르는 단어가 나왔어요. 사전을 뒤적뒤적 해요. 1분 정도 후에 다시 읽기 시작해요. 흥이 다 깨졌죠? 거기에 또 하나의 문제는 사전을 통해 단어를 알게 되면 단어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문맥 상의 위치'를 알기가 힘들어요. 대부분의 영어 단어들은 찾아보면 또 뜻이 여러가지가 있는 데 이 중에 어떤 놈인지도 모르겠고.

예를 들어 'collateral'만 해도 "담보", "병행적인", "(군사용어로서)의도되지 않은 2차피해", "잉여의" 이런 식으로 쓰이니 어느 게 어느 건지 알 수가 있나요;

저는 이렇게 했습니다. 모르는 단어나 표현이 나오죠? 그러면 앞뒤 문맥을 보고 그냥 때려 맞춰요. 그리고 그냥 넘어가요. 그리고 같은 단어나 표현이 나오면 전에 때려 맞춘 뜻이 이번 앞뒤 문맥에도 맞나 검토해 봐요. 그래도 맞으면 제가 때려 맞춘 것이 맞는 거죠. 이런 식으로 해서 실패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이걸 삼각 단어 측량이라 부름) 이게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워드스마트스럽게 라틴어 어원 같은 것에도 감이 생기게 되서 처음 보는 단어도 대충 뜻을 때려 맞출 수 있게 되요.

그리고 결국에는 영어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웬만한 단어는 다 접해봐서 모르는 단어를 접하는 일이 적어지게 되요. 모르는 단어는 반드시 정복하고 넘어가야 할 산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물론 시험 점수가 목표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죠)

6. 연재되는 영어 잡지를 구독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아라.

어느 정도 위 프로그램에 익숙해졌다면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의 영어 잡지를 구독하세요. 맨날 전화해서 구독 권유하는 타임이나 뉴스윅 같은 거 말고요 진짜로 관심있는 분야요. (타임, 뉴스위크는 심지어 고급 잡지도 아닙니다. 미국 상류층은 이코노미스트, 뉴요커, 배니티페어 이런 거를 봐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도 좋고, 맥심(...)도 좋고, 코스모폴리탄도 좋습니다. 얘네들을 직접 구독해서 집에 오면 다니면서 빠짐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보세요. 그러면 영어 문장에 대한 노출도가 급격히 늘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지하철에서 있어보이는 척을 할 수가 있습니다. (맥심 보시는 횽은 지못미...)


마지막으로 영어에 대해서 글을 쓰고 그 글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쓰는 사람이 무언가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니....

인증....

by impetuous | 2008/09/10 15:52 | think. | 트랙백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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