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후폭풍, 국내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성토한다

어제 iPhone 발매 소식을 처음 접한 제 반응은 역시 "우와와! 나오면 꼭 질러야지!"였습니다.

1시간 후 이것 저것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가 든 생각은 "으어어; 한국에 사는 한 못살 것 같다"였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블로그 상에도 꽤 계신 것 같더군요. 어제 글에도 관련된 내용을 약간 썼습니다만,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수익구조라던지, 행태를 보면 아이폰 같은 오픈 서비스 지향의 기기가 들어오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꽤 되더군요.

좋게 말하면 technophile, 나쁘게 말하면 geek으로서 제가 가진 정보기기들을 제 취향에 맞게 만지는 걸 꽤나 좋아합니다만, 핸드폰만 구입하면 그 커스텀 작업은 언제나 지옥에 가까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통신사들이 핸드폰의 기능을 거의 빅브라더 수준으로 제한하고 컨트롤 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바탕화면을 바꾸고 싶으면 세상에서 인터페이스가 제일 불편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3살짜리 들이 사용할 것 같은 딱지 만한 크기의 사진을 겨우 올릴 수 있습니다. 그것 외의 제대로 된 바탕화면(또는 대기화면)을 가지려면 컨텐츠료에 몇천원, 다운로드 패킷료에 몇천원을 바쳐서 그리 갖고 싶지도 않은 그림을 써야 합니다.

▼ 이 화면만 보면 현기증이.....
브레즈네프가 인터넷을 개발했다면 분명히 이랬을 듯


벨소리나 MP3에 들어가면 더합니다. 시골 버스 종점 구멍가게에 맞먹는 퀴퀴한 가게들에서 수십시간 검색을 해서 겨우 자기가 원하는 노래를 구해서 다시 컨텐츠에 몇천원, 패킷료에 몇천원을 내고 노래를 받아야 합니다. 휴대폰을 이용한 MP3도 그 인터페이스의 조악함과 내부 DRM 이외의 파일은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발악들로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더군요. 단말기 자체는 내 소유일텐데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이런 악몽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책임의 일단은 소비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벨소리나 그림, MP3사용이 완전히 자유롭다면 우리나라 가수나 캐릭터 디자이너들은 모두 재취업 프로그램에 들어갔어야 하겠지요. (우리나라 가수들이 업종 전환하는 건 개인적으로 신경이 전혀 안쓰이긴 합니다만)

하지만 애플 iTunes를 보세요. DRM을 사용해도 회사에서 기술적으로 그 것을 '쓸만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쓸만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소비자들은 그러한 노력에 열광적으로 반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까.

한국이 IT강국이라고 아무리 대한뉴스에서 떠들어 대도 그건 방이나 피씨방에 앉아서 '아햏햏'한 답글을 달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이지 모바일 인터넷에서는 완전히 아니올시다입니다. 길 가다가 맛집을 찾고 싶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가까운 피씨방으로 달려가서 이글루나 네이버를 찾아봐야 하지만(C-) 미국에선 가까운 스타벅스에서 무료 WiFi로 직접 검색을 하면 되고 (B-) 일본에선 그냥 들고 있는 핸드폰을 켜서 검색해보면 지도상에서 GPS 서비스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A0)

한국 통신사나 단말기 회사들이 그런 서비스를 제공할 기술력이 없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어쩌다보니 규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독과점에 가까운 형태의 우리나라 모바일 통신 시장이 저작권 무풍지대와 만난 슬픈 결과이지요. 저작권 문제도 장기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건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모바일 인터넷망 사용을 정액모델로 하고 그 사용료를 낮추는 동시에 단말기 사용에 대한 이동 통신사들의 독재에 가까운 컨트롤을 철폐하는 건 정부의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한국의 가정용 고속 인터넷 시장은 경쟁으로 가득찬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동 통신시장도 비슷한 양상으로 바꾸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추가: 비슷한 생각 하는 사람들 꽤 많은 듯.
http://blog.dreamwiz.com/chanjin/570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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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petuous | 2007/01/11 12:29 | think.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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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rayFlower at 2007/01/11 16:26
무지 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독과점의 이통사들이 가지는 권력이 너무 굉장한 게 우리나라죠. 기술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안 하는 그들이 아이폰을 받아들여 줄지는 미지수겠습니다.
Commented by impetuous at 2007/01/11 17:39
실은 어제부터 팬텍이 사운을 걸고 들여온다던지, KTF가 뛰어든다던지, 삼성이 와이브로를 끼워서 나온다던지 하는 아이폰이 들어오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고 있었습니다만, 뭘 생각해도 글쎄요; 점점 답이 이민 밖에 안나오고 있는 슬픈 사태가 벌어지네요.
Commented by 박영호 at 2007/01/11 20:17
공감가는 글 잘읽었습니다.
Commented by ryunan at 2007/01/12 12:25
나의 경우 전화기의 용도는 단 3가지.
통화, 문자, 알람. 기능이 아무리 추가되도 의미가 없군요.
Commented at 2007/01/13 00: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impetuous at 2007/01/14 12:53
뭐 아이팟 같이 안들고 다녀도 되면 메릿이 있지 않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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