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22일
On work.
1. 현 상태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있는 부대의 일부분은 현재 한창인 UFG 훈련으로 인해서 매우 바쁜 상태다.
내가 있는 보직은 특히 훈련 때면 "매우매우"바빠지는 곳인데다가 난 어학병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문서를 번역해야 하고 미군 아자씨들이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하면 99%내가 거기에서 통역을
해 주어야 한다.
그런 저런 이유로 요새는 하루에 14시간 정도 일하는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생활관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사무실 구석에 야전 침대를 놓고 최소한의 수면만 취하고 나머지 시간은
거의 논스톱 업무모드에 들어가 있다. 식사시간에만 잠시 나가있고 나머지 시간은 그냥 사무실에서
쭈욱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게 군인인지 공무원인지 좀 모르겠는 생활이긴 하다.
2. 피로
당연히 피곤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정도 두뇌와 육체가 조금 워밍업 된 후에 5~6시간 정도는
제대로 돌아가다가 그 이후가 되면 진흙탕에 바퀴가 빠져머린 우마차를 뒤에서 밀고 있는 기분이 되어버린다.
내가 100%를 다 하지 않는 인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정말로 피곤하면 손끝에서 저림 / tingling을
느껴버리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상태는 정말 싫다;
그리고 거기까지 지치면 8시간 정도 자는 것으로는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이하로 자고 다음 날도 계속
일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까칠해진다. 인간성이 까칠해지고 싶지만 계급도 짬도 안되니 그냥 속을 삭히다 보면
피부만 까칠해지는 슬픈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니....피부가 상한 것으로는 국가 유공자 신청이 안되는 것이 통탄스러울
뿐이다.
3. On workaholism
그렇게 토나오게 일하다보면 어느 순간 러너즈 하이runner's high에 가까운 순간이 찾아온다.
물론 열심히 일하다보면 일에서 희열을 느끼고 보람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굳이 말하자면) 워커즈 하이worker's high가 찾아오는 개연성은 일 자체의 충실도라던지,
의미라던지, 보상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국방은 중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역에서 "내가 나라를 지키고 있다"라는 손에 잡히는 느낌을
얻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보직의 성격이 군인이라기 보다는 공무원에 가깝(...)기 때문에 그러한 손에
잡히는 "나라 지키미"의 느낌을 얻는 일은 거의 없다.
거기에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자기 계발이라던지 미래에 내가 할 일과는 거의 하등의 관계가 없다.
(물론 조직 생활의 생리를 이해한다던지, 파워포인트를 예쁘게 만든다던지 하는 것은 관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 한달 월급은 7만원이다.
그런데도 계~속 일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 일에 몰두해 있고, 내가 잡고 있는 업무를 어떻게 잘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궁리를 15시간 일과가 끝나고 심히 지친 상태로 야전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에서 하게 된다.
그런 망집을 어떻게든 머리에서 떨쳐버리고 쉬려고 노력하지만, 머리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업무를 잡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휴가를 나가도 마무리하지 않은 일들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가위 눌린다;
이러한 집착은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이라던지 직업에 대한 헌신이라던지 그런 것들과는 관계가 없다.
이것은 일종의 도피다.
하루하루 답답한 영내 생활을 견디기 위해서, 앞으로 너무나도 많이 남은 군생활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어찌하여도 벗어날 수 없는 소소한 걱정거리들을 잊기위해서 일하고 일하고 일하는 것이다.
눈 앞의 번역거리에, 눈 앞의 PPT파일에, 눈 앞의 한글 파일에, 눈 앞의 화장실 청소에 집중하다보면
그저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나는 (걱정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는)다른 것들에서 합법적으로 눈을 돌리고
"체감하는" 하루를 조금은 짧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후좌우를 보지 않기 위해서 앞만 보는 인생을 얼마나 계속해야 할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있는 부대의 일부분은 현재 한창인 UFG 훈련으로 인해서 매우 바쁜 상태다.
내가 있는 보직은 특히 훈련 때면 "매우매우"바빠지는 곳인데다가 난 어학병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문서를 번역해야 하고 미군 아자씨들이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하면 99%내가 거기에서 통역을
해 주어야 한다.
그런 저런 이유로 요새는 하루에 14시간 정도 일하는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생활관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사무실 구석에 야전 침대를 놓고 최소한의 수면만 취하고 나머지 시간은
거의 논스톱 업무모드에 들어가 있다. 식사시간에만 잠시 나가있고 나머지 시간은 그냥 사무실에서
쭈욱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게 군인인지 공무원인지 좀 모르겠는 생활이긴 하다.
2. 피로
당연히 피곤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정도 두뇌와 육체가 조금 워밍업 된 후에 5~6시간 정도는
제대로 돌아가다가 그 이후가 되면 진흙탕에 바퀴가 빠져머린 우마차를 뒤에서 밀고 있는 기분이 되어버린다.
내가 100%를 다 하지 않는 인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정말로 피곤하면 손끝에서 저림 / tingling을
느껴버리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상태는 정말 싫다;
그리고 거기까지 지치면 8시간 정도 자는 것으로는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이하로 자고 다음 날도 계속
일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까칠해진다. 인간성이 까칠해지고 싶지만 계급도 짬도 안되니 그냥 속을 삭히다 보면
피부만 까칠해지는 슬픈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니....피부가 상한 것으로는 국가 유공자 신청이 안되는 것이 통탄스러울
뿐이다.
3. On workaholism
그렇게 토나오게 일하다보면 어느 순간 러너즈 하이runner's high에 가까운 순간이 찾아온다.
물론 열심히 일하다보면 일에서 희열을 느끼고 보람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굳이 말하자면) 워커즈 하이worker's high가 찾아오는 개연성은 일 자체의 충실도라던지,
의미라던지, 보상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국방은 중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역에서 "내가 나라를 지키고 있다"라는 손에 잡히는 느낌을
얻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보직의 성격이 군인이라기 보다는 공무원에 가깝(...)기 때문에 그러한 손에
잡히는 "나라 지키미"의 느낌을 얻는 일은 거의 없다.
거기에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자기 계발이라던지 미래에 내가 할 일과는 거의 하등의 관계가 없다.
(물론 조직 생활의 생리를 이해한다던지, 파워포인트를 예쁘게 만든다던지 하는 것은 관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 한달 월급은 7만원이다.
그런데도 계~속 일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 일에 몰두해 있고, 내가 잡고 있는 업무를 어떻게 잘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궁리를 15시간 일과가 끝나고 심히 지친 상태로 야전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에서 하게 된다.
그런 망집을 어떻게든 머리에서 떨쳐버리고 쉬려고 노력하지만, 머리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업무를 잡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휴가를 나가도 마무리하지 않은 일들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가위 눌린다;
이러한 집착은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이라던지 직업에 대한 헌신이라던지 그런 것들과는 관계가 없다.
이것은 일종의 도피다.
하루하루 답답한 영내 생활을 견디기 위해서, 앞으로 너무나도 많이 남은 군생활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어찌하여도 벗어날 수 없는 소소한 걱정거리들을 잊기위해서 일하고 일하고 일하는 것이다.
눈 앞의 번역거리에, 눈 앞의 PPT파일에, 눈 앞의 한글 파일에, 눈 앞의 화장실 청소에 집중하다보면
그저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나는 (걱정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는)다른 것들에서 합법적으로 눈을 돌리고
"체감하는" 하루를 조금은 짧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후좌우를 보지 않기 위해서 앞만 보는 인생을 얼마나 계속해야 할까?
# by | 2009/08/22 09:14 | army lif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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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워커즈하이만 믿고 달리고 있답니다:)
라고 써놨지만 나도 곧 피곤해질듯해서 불쌍한 사람 갈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고생하고 보는 써머워즈가 재밌더라! 는 격언처럼 쫌만 버티고 나와라.
적당히 땡땡이도 좀 치고...
다음주에 나가서 써머워즈 볼 수 있을 듯;
저도 어학병에 관심이 있어요
혹시 육군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