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of four hundred

오늘로서 남은 군생활이 400일이 남았다.

아직도 까마득하게 남았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이젠 조금은 군생활에 여유를 갖게 되었다고 하여도
거짓말은 아닌 듯 하다. 나름 업무에도 익숙해졌고, 주위 인간군상도 파악이 되었으며, 피하는 곳과 기는 곳과
까라면 까는 곳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마침 오늘 업무는 근래에 가장 짜증이 난 덕택에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moment를 경험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여도 결국은 별 문제는 아니고, 나보다 더 힘든 군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차곡차곡
모아서 탑을 쌓는다면 성층권도 순식간에 닿을 수 있겠지만 내가 느낀 짜증을 종합해서 말하자면 도대체 이 사람이
왜 내 위에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 밑에서 굽신거려야 한다는 것과 지금의 시간의 금전적 기회비용의 거대함에
갑자기 사고가 미치면서 본인도 컨트롤하기 힘든 정도의 짜증이 슬슬슬슬 대뇌로 밀려들어왔다고나 할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실은 군생활에 여유가 생긴 반증이 아닌가 싶다. 이병 때처럼 "아아 오늘은 어떻게
해야 갈굼을 안당할까 하루만 조용히 안 갈굼당하고 지내고 싶다"모드였다면 이런 생각따윈 하지도 못했겠지.
거기에 하루하루의 survival이 문제가 되지 않는 위치에 오게 되니 반대로 목표의 부재를 심각하게 느끼는 측면이 있다.
밖에 있다면 이런 목표의 부재로 인한 허무감 / 혹은 무료감이 오게되면 여러가지 자극을 찾아내어서 사고를 정지시키는
(방법론을 매우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는)프로세스를 따라가겠지만 이곳에서는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지....
공수교육을 받으면서 군생활에서 지나친 자극을 기대하게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지만 본인의 심층심리따위
이렇게 어설프게 캐어봤자 쌀이 나오나 연탄이 나오나(anachronism) 포상휴가가 나오나(gunbarism)...

전역 후에 할 일도 정해져 있고, 여기저기 딴 생각을 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니 당연히 전역 후를
생각하며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rational한 방향이겠지만, 본인의 pudding的 의지로는 적어도 400일이 남은
시점에서는 그렇게까지 미래지향적이고 carpe diem하게 도저히 못나가겠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이라고 하겠다.

여자친구라도 있어서 군생활하면서 잡아두려고 낑낑낑낑거리고 있었다면 매일매일 편지에 어떤 언어적 술수를 부려야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나하고 양다리라도 유지할 마음이 들게 될까...라던지 군대밥도 적당히 먹고
PX가서 아이스크림+과자 페스티발을 적당히 벌여야 군바리+비만이라는 절망의 모테나이 콤보를 피하겠지...라는
식으로 일종의 목적의식이 생길텐데 말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무언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뽑아내려는 목적의식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겠다. 그저 평소에 하던 mental workout이나 끼적끼적하면서 하루하루 지나가는 것을 열차 선로 옆
옥탑방 히키코모리가 지나가는 열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듯이 바라보고 있다....

風待ちジェット이면 좋겠다만...

by impetuous | 2009/11/10 19:02 | army life. | 트랙백 | 덧글(4)

비행소년.

무사히 3주간의 공수훈련을 마쳤습니다:) 

뭐라고 해야할까...정말 안되는 것은 없더군요. 

빨갛게 탄 얼굴과 살이 쪽 빠진 몸, 그리 흔하지 않을 추억들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by impetuous | 2009/10/16 19:20 | army life. | 트랙백 | 덧글(8)

Airborne!!!!!

금요일부터 3주간 경기도 광주 특수전교육단에서 공수훈련을 받고 오겠습니다.

시키멓게 되어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by impetuous | 2009/09/23 17:41 | army lif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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